[MBTI] MBTI에 대한 고찰

[서론]
많은 사람들이 말한다. MBTI같은걸 왜 믿냐고.
심지어 MBTI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는 경우도있다.

그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MBTI를 혈액형이나 별자리, 운세 등 토테미즘 비슷한 어떤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마디로 MBTI를 미신 이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하지만 MBTI와 위의 것들에는 차이가 극명하다. 내가 MBTI를 감히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고자한다.
*본 글에서 말하는 '과학'은 심리학 이론으로서의 높은 가치를 주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뇌과학 또는 의학 보다는 통계학적 의미가 더욱 크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본론]
첫번째, 과학의 기본요소 '근거'

MBTI 설문지에는 수십개의 상황별 질문들이 주어진다. 이 질문에는 6개의 수준으로 대답할 수 있게 되는데, 애매하면 애매한대로 두어도 괜찮다. 반면 특정 상황들에는 확실한 나의 성격, 의견이 있고 이러한 것들이 조사의 결과로 잘 나온다. 또 질문 자체가 워낙 자세하고 다양해서 과연 다른 질문들이 더 나올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마저든다.
이와 달리, 흔히 우리들이 말하는 미신 들은 어떠한가?
혈액형의 경우 : "A형은 ~ 한 특징이 있다"
별자리의 경우 : "황소자리는 ~ 다."
운세의 경우 : "오늘 당신은 ~ 할 것이다."
'주장'만 있을뿐, 그에 대한 '근거'는 없다. 한마디로 "왜냐하면"이 없다는거다.
"엥, A형이기때문에 ~ 한 특징이 있다고 하면 근거가 되잖아요?"
그건 그저 순환논리에 빠진 오류다.
"A형은 ~한 특징 있다. 왜냐하면 A형이기 때문이다." --> 해당 주장에 대한 문제가 뭔지 보이는가?

반면 MBTI는 설문조사의 결과들을 한데 모아 통계적 '근거'로 당신의 성격 유형을 '주장'한다.
이러한 '근거를 기반한 이론'이 모든 사회과학과 심리학의 기본 토대가 된다.
ENTP는 ~한 특징이 있다. 왜냐하면 ENTP이기 때문이다 (X)
ENTP는 ~한 특징이 있다. 왜냐하면 수십만명의 ENTP 실험군의 ~한 특성들을 통계적 수치로 증명 가능하기 때문이다. (O)
두번째, 저마다의 다양한 성격들

MBTI는 총 8개의 지표들(I, E, T, F, J, P, S, N)로 이루어져있으며
각각을 조합하면 총 16개의 서로다른 유형의 성격이 도출될 수 있다.
여기서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아니 지구에만 78억명이 사는데, 16개의 성격이 다라고? 미신이네 ㅅㄱ"
이 주장도 일리는 있다. 왜냐하면 통계학적으로 '극단치'는 존재할 수 있고, 예외가 있을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난 반대로 이렇게 묻고싶다.
"그럼 당신은 16개의 성격유형말고 또 어떤 성격이 더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를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MBTI가 트렌드가 되기전, 성격을 3가지로 나누었다.
소심한 사람, 활발한 사람, 그리고 또라이 (AB형이 주로 그 희생양이 되었다.)
만약 당신이 최소한 이 3가지의 성격을 믿고있다면, 16개의 성격유형은 더욱 신빙성이 있지않은가?
소심한 사람에게도, 활발한 사람에게도, 또라이에게도 각각의 개성이 있고, 이 성격이 16가지로 나누어진다면,
적어도 3개의 유형보다 다양성을 존중한 성격유형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세번째: '나'는 '타인'의 결과다

강아지는 새끼때 어미의 행동을 통해서 사회화와 교육을 받게 된다.
실제로 아주 어려서 부모와 떨어진 강아지들은 사회성이 매우 부족하고 문제견으로 낙인되는 경우가 많다.
아, 착각할 수 있어서 짚고 넘어가겠다.
'어미와 떨어져서' 그런게 아니라, '어미가 해줄 수 있는 교육을 인간이 하지 않아서'다.

인간도 똑같다. 부모가 어떤 말과 행동, 즉 어떤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그 아이는 아주 큰 영향을 받는다.
긍정적인 분위기와 교육 속에서 아이는 웃고 행복을 느끼고, 부정적인 분위기와 부족한 교육 속에서 아이는 결핍되어간다.
이러한 유아기때의 부모와 가족은 인간의 가장 첫번째 '타인'이 되며, 성격에 영향을 준다.
이것을 나는 [1차: 성격의 형성시기]라고 부르겠다.

시간이 지나 아이가 학교에 들어간다. 또는 적어도 가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만나고 교류하게 된다.
그 '타인'들은 학교에 입학하기전까지 [1차: 성격의 형성시기]를 경험하고온 아이들이다.
긍정적 분위기, 부정적 분위기 등 다양한 배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성격은 벌써 차이가 난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한데모여 서로에게 또 다른 영향을 미친다. 이걸 [2차: 성격의 변화시기]라고 부르겠다.
활발하고 긍정적이였던 아이가 교내 따돌림으로 성격이 완전히 바뀐경우,
소심하고 부정적이였던 아이가 재밌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활발하고 긍정적으로 변한 경우,
우리는 이런 상황을 실제로 많이 목격했다. 즉, 1차에서 형성되었던 성격이 2차에서 변화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후 성인이 되면, 특히 20대 중후반을 기점으로 넘어가면, 이전과 달리 다양한 '타인'과 교류할 일이 적어진다.
만났던 친구와 계속만나거나, 그마저도 하지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3차: 성격의 정착시기]라고 부르겠다.
즉, 인간은 최소 3개의 성격 변화 시기를 겪고 많아봐야 4개까지 겪는다는 의미이며
이후부터는 당신의 성격에 큰 영향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MBTI는 이렇게 일련의 과정을 겪고 정착된 당신의 성격을 수십개의 질문을 통해 뽑아내는 과정의 결과다.
다시말하면, 현재까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당신이라는 사람의 성격'을 카테고리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MBTI는 변화의 기회가 많은 10대보다는 정착화된 20대 중반의 성인들에게 적용시 훨씬 정확하다는 생각을 한다.)
[결론]
MBTI는 오랜기간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당신의 성격을 문자로 변환하는 과학적인 도구다.